2014.04.26 10:32

재미없는 블랙코미디

조회 수 687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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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책상에 앉았다. 그의 앞에는 자퇴서가 놓여져 있었다. 학생이 맞은편에 앉은 교장에게 물었다.

이게뭐죠? 자퇴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러게 누가 100점 채우래? 퇴학을 당하면 학생 신분 아예 퇴출이니까 이게 최선이다, 임마.
하, 아니 뭐가 최선이예요? 그깟 담배 몇 개비 피운 거 걸렸다고 퇴학 당하는 겁니까?! 전 잘못없어요! 전 중독되었다고요! 제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러나 교장은 여전히 냉정하다.

그건 내 알바가 아니고.

그 때, 교육부 장관이 들어온다.

이봐, 교장.
네?
자네 퇴출시키기 전에 사직서 쓰는 게 좋을거야.
네? 정년까지는 10년 넘게 남았는데 무슨...
하아. 모르겠어? 네 새끼 비리. 학교 자금 몰래 야금야금 빼먹던거. 다 걸렸다고.

학생도 교장도, 모두 경악에 찬 표정이 된다.

당신 이렇게 더러운 인간이었어?
아니 난... 제길 이게 어떻게 된...아니 이건 내 탓이 아냐. 돈이 날 유혹했어. 너도 알잖아, 학생! 담배도 유혹을 끊을 수 없는 것처럼 이것도 마찬가지야!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게 아냐!
하! 그걸 말이라고 하는건가?

그 때, 대통령이 들어왔다.

교육부 장관.
대 대통령님. 여긴 어떻게...
미안하지만. 이제 장관직을 내려놓으셔야할 것 같습니다.
네? 그게 무슨...
하아, 당신이 아이들 상대로 원조교제 한거. 연예인 성접대한 거. 다 걸렸습니다. 이제 법의 심판을 받으시죠.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아니 잠깐만요. 그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이 학생이 담배의 유혹을, 이 교장이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처럼, 저도 그 여인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겁니다!
제길, 그 여자들이 꼬셨다고요!

그 때, 갑자기 대지가 고동을 쳤다. 마치 막 태어난 아이의 심장처럼 거세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이봐 대통령.

지구가 말했다.

지, 지구가 말하다니..
나 내일부터 인간을 멸망시킬려고.
네? 그게 무슨...
아니 너희들이 자꾸 내 몸 위에서 더러운 짓 하잖아. 대통령이나 된 작자가 외교를 병신같이 처리하지 않나, 국민을 팔아넘기지 않나.
또 국민이란 것들은 같은 종족을 쳐 죽이지 않나 겁탈하지않나.
더 엿같은 건 내 몸 위에 쓰레기를 버리는거야. 좀 덥게 만들어서 빙하도 녹여봤는데 쓰레기를 전혀 줄이지 않더라고. 여튼 그렇게 알아.

모두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 때, 갑자기 온 세상이 캄캄해졌다. 당황과 어둠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태양이 말했다.

이봐 모두들.
네?
나 그냥 내일부터 잠잘려고.
무슨... 어째서요! 우리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잘못했습니까? 저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했더라도 그건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강한 유혹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그런거 때문이 아냐.
네?
그냥. 졸려.

그리고 세상은 멸망했다.


극단적 상황이죠 ㅎ
  • ?
    개소실 2014.04.26 11:48
    저... 정말 극단적 이기주의다?
  • profile
    Octa 2014.04.26 16:03
    그냥 졸려.

    쿠구궁! 갑자기 시공간이 뒤틀어지며 우주가 말했다.
    이봐 나 이제 그만 빅 크런치나 하려고.

    예에?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몰라 그냥 젊게 다시 태어나고 싶어
  • profile
    공책상자 2014.04.26 21:43
    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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