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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호야들은 이틀 전 곤 가네 맨티스와 곤 자네 앤트로 인한 싸움과 호야의 전사로서의 각성만 제외하면 거의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다만 단 한 가지 차이점을 덧붙이자면 호야의 집에 민찬이 말고도 엘레나가 있다는 점이었다.

 

뭘 그렇게 대접째 호로록 들이키는 건데?”

 

민찬이는 아까부터 계속 귀찮게 하는 엘레나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엘레나는 노트북으로 자신이 입을 옷을 구경하다 민찬이가 맛있게 먹는 식혜에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식혜

 

식혜?”

 

! 밥알로 만든 음료 같은 거야

 

나도 한번 먹어볼 수 있을까?”

 

민찬이는 식혜가 담긴 그릇을 한번 눈으로 훑은 뒤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먹어버렸네? 하하하...”

 

... 너무해!”

 

엘레나는 입술을 쭉 내밀고 최대한 화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본 민찬이는 한번 생긋 웃고 말하였다.

 

우리 집에 더 있어! 내가 가져다줄게!”

 

그 말을 들은 엘레나는 웃는 얼굴로 어서 다녀와아!”라고 외쳤다.

 

민찬이가 호야네 집을 나선 뒤 호야는 민찬이를 한번 쳐다보고는 자신이 메모한 내용을 계속 정독하기 시작했다. 그 내용은 배네이션과 얼티밋 워리어에 관련된 내용을 호야 자신이 이틀 동안 엘레나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적은 내용이었다.

 

뭘 그렇게 재밌게 읽고 있어?”

 

엘레나가 불쑥 호야에게 물어보았다.

 

네가 말해준 것들 정리해 놓은 거...”

 

오호라? 꽤나 열심이셔어 이호야군?”

 

열심히 할 수밖에 없지 않아?”

 

그 말을 들은 엘레나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하고 장바구니에 자신이 입을 옷을 마저 담기 시작하였다.

 

가네... 배네이션어로 장군이라는 뜻... 자네... 배네이션어로 부관이라는 뜻... 타네... 배네이션어로 졸개라는 뜻...’

 

호야는 심호흡을 크게 한 뒤 나머지 내용도 마음속으로 정독하기 시작하였다.

 

배네이션들은 크게 일곱 계급으로 나누어진다. 얼티밋 워리어로 인해 최 하위 계급이 된 곤()계급부터 날개가 달린 조()계급, 바다에서 생활하는 어()계급, 몸의 일부가 퇴화된 파()계급, 4족 보행... ()계급, 현세에 부활한 공룡을 주축으로 이루는 ()룡계급,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던 ()수계급, 그리고 그들의 정점에 존재하는 룬 루미너스 다크니스...’까지...’

 

돌겠다... 더군다나 강화된 신체스펙을 바탕으로 상당한 전투력을 보여줌... 이라니...”

 

호야는 소파 뒤로 발라당 누우면서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눈을 지긋이 감고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고뇌를 하였다.

 

내가 과연 이런 녀석들과 싸워서 승리할 수 있을까...? 전사의 각성...? 친구들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루어낸 결과라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는데...’

 

짜잔 호야아! 이거 어때?”

 

눈을 뜬 호야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자신의 동공으로 비친 노트북 화면에 비친 오른쪽 눈에는 하늘색 속옷, 왼쪽에는 핑크색 속옷이었다.

 

“?!!”

 

그것을 본 호야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자신이 예상했던 반응과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간 호야를 본 엘레나도 무척이나 당황하였다.

 

보통... 남자얘들은 이런 거 보면 좋아하지 않아?”

 

그 말에 호야는 숨을 크게 들이 마신 뒤 일어나서 단호하게 말하였다.

 

변태 같은 성향의 남자아이들만 그래!”

 

역시 그런가...? 난 그냥 호야가 갑자기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 말에 호야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그런 거 아니니 너무 신경 쓰지는 마아

 

그 말에 엘레나는 방긋 웃으며 눈웃음을 지었다.

 

한편 식혜를 가지러 간 민찬이는 어느새 식혜가 가득 든 식혜통을 들고 휘파람을 들며 호야의 집으로 가볍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호야의 집으로 가던 도중 눈이 휘둥그레 질 만한 것을 발견하였다.

 

호야 호야 이호야!!!”

 

그 길로 엄청난 속도를 내며 호야의 집으로 달려온 민찬이는 다짜고짜 호야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뭔데 그래?”

 

저기에... 그걸 하던데? ... 아이고 숨차라... 스트리트... 파이팅...”

 

스트리트 파이팅...?”

 

길거리 싸움... 호야도 말로만 듣던 소식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팅이었다. 더군다나 불법에 가까울 정도로 싸우는 경기라는 것은 호야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무리 힘이 생겼다고 해도... 저런 곳에서 싸우는 건 아니라고 봐 민찬아 더군다나 넌 지금 몸 상태도 별로 좋지도 않잖아?”

 

호야의 말에 민찬이는 자신이 입고 있던 면티의 배 부분을 올려 상처가 얼추 나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솔직히... 저런 괴물들이랑 싸우려면 실전 경험과 운동 겸 수련을 해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넌 예전부터 운동한다고 했는데 바빠서 못했잖아?”

 

호야는 민찬이의 설명에 더는 대꾸를 하지 않고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긍정적으로 말하는 민찬이는 왠지 모르게 표정이 조금 좋지 않았다.

 

그런데 그 통에서 뭔가 새는 것 같네?”

 

?”

 

민찬이는 재빨리 자신이 들고 온 식혜통을 쳐다보았다. 다행이 새는 것은 아니었고 바깥쪽 면의 물기가 뚝뚝 흐르는 것이었다.

 

그럼... 가보자!”

 

호야집 거실 한 구석에 식혜통을 놓고 그들은 재빨리 민찬이가 보았다던 스트리트 파이팅을 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이건 장난 아닌데?”

막상 도착한 뒤 그들이 본 광경은 장난 아니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헤드셋을 끼고 스텝을 밟으며 상대를 농락하며 쓰러뜨리는 한 사내와, 복면을 쓰고 상대를 눌러버리는 거구의 사나이, 그리고 여러 가지 상당해 보이는 실력자들이 살기를 보이며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민찬아... 뭐냐 이건...?”

 

이 정도일 줄은...”

 

호야와 민찬이는 서로 작게 소곤소곤 대면서 말을 하였다. 그들도 이곳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살기에 자동적으로 움츠려들었다.

 

흠흠흠음

 

힙합모자를 푹 눌러쓴 헤드셋을 쓴 사내가 스텝을 밟으며 상대를 농락하다 결국 그를 자멸하게 만들었다.

 

“End...”

 

제임스으? 엄청난 걸? 몇 개월 사이에 더 엄청나졌는데?”

 

무리에서 한 사내가 튀어나와 제임스라는 이름의 헤드셋을 낀 사내에게 칭찬일색이었다.

 

이 도시에선 저 녀석이 제일 강한건가...?”

 

아냐 아냐 아직 강자는 넘쳐난다고!”

 

매일같이 똑같아... 같은 패턴... 같은 공격... 이곳의 사람들은 변함이 없군...”

 

제임스의 의미 없는 읊조림에 한 사내는 부들부들 거리며 여기 새로온 녀석 있냐?!”라고 큰소리로 연신 떠들어대었다.

 

그러자 민찬이가 손을 번쩍 들어 여기 있다!”라고 우렁차게 외쳤다. 그 말에 전원의 시선이 민찬이에게 쏠렸고 제임스도 민찬이를 보고 예사롭지 않은 녀석이라고 생각하였다.

 

올라와라...”

 

그 말에 민찬이는 왼손은 쫙 피고 오른손은 주먹을 쥐면서 왼손과 오른손을 쫙 소리나게 박수친 뒤 거만한 듯이 움직였다.

 

준비는 되었나?”

 

두말하면 잔소리!”

 

그럼 시작이다!”

 

아까 제임스에게 칭찬을 하였던 사내의 우렁찬 기합소리로 시작되었다.

 

“Music start...”

 

제임스는 낮게 읊조린 뒤 스텝을 밟기 시작하였다. 민찬이는 잠시 동안 멈춰 있다가 그냥 무작정 제임스에게 돌진하였다.

 

제임스... 나 기억해?”

 

그리고는 민찬은 무작정 제임스에게 숄더태클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제임스는 빠른 속도로 “Step One”이라고 외친 뒤 리듬을 타며 오른발로 두 번 스텝을 밟고 왼발을 뒤로 뺀 뒤 숄더태클의 딜레이로 인한 상태의 민찬이에게 하이킥을 쎄게 날렸다.

 

너도... 다른 녀석들과...”

 

저기요? 나 민찬이야...”

 

민찬이라는 말을 듣고 제임스는 잠시 리듬타는 것을 멈추고 무언가 생각을 하였다.

 

머리가 둔했던... 멀대...?”

 

제임스가 내뱉은 한마디는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민찬이의 키는 185cm이고 몸은 나름 근육질이지만 조금 마른 체형이었기 때문이었다.

 

기억하고 있네? 그럼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겠군!”

 

방금 전 제임스의 회심의 하이킥을 옆구리에 정통으로 허용한 민찬이는 조금 아픈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괜찮다는 듯이 다시 자세를 잡았다.

 

멀대... 네놈도 이 녀석들과 다를 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글세... 지금은 다를거다...!”

 

이내 민찬이도 제임스와 비슷한 스텝을 밟기 시작하였고, 스트리트 파이팅의 민찬이의 일을 전혀 모르는 호야는 제임스에게 칭찬을 한 고른이라는 청년에게 그 때의 일을 물어보았다.

 

...? 민찬이 친구라고? ... 그런데 민찬이 친구면서 이런 일도 몰라? 에잇!”

 

아니 아니... 저는 이런 일에 관심이 없어서요... 하하하...!”

 

... 궁금하다면야 알려주지이, 사실 제임스가 오기 전... 민찬이는 이곳에서 근육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어

 

네 네! 그래서요?”

 

너도 민찬이 친구라면 알겠지 녀석이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지를... 당시 민찬이가 이름을 날리던 때는 상당히 재미있었던...”

 

아니... 제가 원하는 건... 민찬이와 저 제임스라는 사람에 대한 일이에요

 

거참 성질 급한 아이일세? 알았어 무슨 일인지 알려주지... 그게 민찬이와 제임스는...”

 

... ...”

 

제임스는 스텝을 밟으며 마치 도발하는 듯이 휘파람을 불며 의미 불명의 손 제스쳐를 취하였다.

 

도발이냐...?”

 

“You..."

 

제임스는 유라고 외친 뒤 왼쪽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제스쳐를 취하며 단호하게 말하였다.

 

“Die!”

 

더 이상 덤비면 정말로 죽이겠다는 의미였다. 사실 이 스트리트 파이팅은 속된말로 사람을 반병신까지 만드는 것이 허용되어 있는 룰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정도로 심한 부상을 당한 사람은 없었다. 왜냐하면 이곳의 사내들은 그저 치고 박고 그저 대련을 하며 우정을 쌓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반병신 그 룰은 반 농담으로 만든 그냥 말 뿐인 것이었다.

 

으아아아아!”

 

민찬이는 제임스의 경고도 무시한 채 돌진하였다.

 

“Game Set!”

 

제임스는 리듬을 타며 오른발로 두 번 스텝을 밟고 왼발을 뒤로 뺀 뒤 강력한 하이킥 한 방을 민찬이에게 제대로 유효타를 먹였다.

 

오오...! 그래서요?!”

 

민찬이는...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지...? 그리고 제임스가 민찬이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게 딱 한 마디를 한거야...”

 

또 오면... 진짜 게임 셋이다... 멀대...”

 

라고... 그 때는 정말... 장내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이 된 거지...”

 

제가 기억하기로는... 작년 6월 쯤 이었나? 그 때 민찬이가 시험을 못 치루었거든요...”

 

그렇게 심하게 당하고도 또 오다니... 저 녀석 도대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고른이라는 사내의 걱정과는 달리 호야는 걱정이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민찬이는 배네이션이라는 괴물에게 유효타를 먹인 두 번째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강력한 괴인에게 유효타를 먹인 지금의 민찬이라면 저런 녀석에게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크아아아악!”

 

라는 호야의 생각과는 달리 민찬이는 사자같은 매서운 제임스의 어퍼컷으로 공중으로 솟구친 뒤 그대로 수직으로 낙하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고른이 재빨리 민찬이를 받아주지 않았더라면 민찬이는 정말 큰일이 날 상황이었다.

 

고른... 비켜라... 정말 끝장을 보겠다...”

 

제임스는 피가 뚝 뚝 떨어지는 민찬이를 앉고 있는 고른을 보고 강한 어조로 비키라고 하였다. 민찬이의 몸에서 선지처럼 맑은 피가 뚝 뚝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게도, 고른의 왼쪽 다리와 오른쪽 손에서도 오물처럼 더러운 피가 뚝 뚝 떨어지고 있었다.

 

제임스... 이 정도면 되었다고...”

 

고른... 정말 죽고싶은 것이냐...?”

 

그 때 제임스의 곁으로 호야가 재빨리 이동하여 고른의 복부에 주먹 한방을 먹였다. 그런데 오히려 아파하는 쪽은 호야였다.

 

아아아아...? 뭐야? 인간맞아? 무슨 피부가 강철...같냐...? 아야야!’

 

네놈은... 멀대 친구냐?”

 

아야야... 민찬이는 됐고... 아아... 나랑 한번 붙어보자 쓰읍... 아야야야...”

 

그럼 어디... ...?”

 

호야는 무의식적으로 붉은 분노의 힘을 개방하려 하였다. 그런데 호야의 생각과는 다르게 하얀 시작의 힘이 개방되었다.

 

...녀석은... ...”

 

제임스는 말을 하다말고 재빨리 입을 틀어막았다. 호야는 이라고 듣고 자신의 얼굴에 무언가 묻었나 하고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싸움은... ...다음으로 미루자...! ...무기한...!”

 

...? 이봐?”

 

고른... 난 이만 가보지...”

 

제임스는 말을 연신 더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민찬이를 보더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하였다.

 

비겁한 멀대녀석... 나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위협적인 지원군을 데리고 오다니...”

 

그러고는 재빨리 걸음을 옮겨 어딘가로 사라졌다.

 

......”

 

민찬이는 이 말을 끝으로 의식을 잃었다.

 

일단... 병원으로 데려가자!”

 

예 예...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오세요오 몸 관리 잘 하시구요오 네에

 

민찬이를 재빨리 가까운 응급실으로 데리고 온 호야와 고른은 마침 막 전화를 끝낸 간호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그랬군요... 그런데 이 환자... 최근에 자주 오네요?”

 

하하하... 네 뭐... ...그렇죠...? 하하하...!”

 

사실 이곳은 엘레나가 민찬이를 데리고 간 바로 그 병원이었다.

 

다행이도... 결정타는 피했다고 봐야죠? 그래도 뭐... 결정타는 피했어도 상당히 힘든 상태니까요 지금 당장 입원 시키는게 낫다고 봅니다

 

그럼 고른씨 일단 민찬이 집으로 가보죠 몇 가지 더 여쭤볼 것도 있고요

 

그렇게 호야와 고른은 병원을 나와 민찬이 집으로 갔다. 호야는 그곳에서 민찬이의 물건을 이리저리 챙겼으며 고른은 주변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뭐 이상한 거라도 있으세요?”

 

아니... 그런건 없는데 말이야... 그것보다 민찬이녀석 참 대단한 녀석인걸?”

 

호야는 고른이 보고 있던 책상위에 놓아져 있던 민찬이의 노트를 보았다. 그 노트에선 제임스의 공격 패턴과 그의 기술 등이 그려져 있었다. 오래전부터 민찬이를 보았던 고른도 적지 않게 놀란 듯 했지만, 절친인 호야도 민찬이가 이렇게까지 노력하고 있었음을 보고 상당히 놀란 듯 했다.

 

근육이 시절의 민찬이에게 첫 패배를 선사해준 제임스... 그를 이기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했다니... 역시 근육이는 근육이다!”

 

... 대충 필요한건 다 챙긴 것 같은데... 이 노트도 챙길까요?”

 

호야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 굳이 우리가 챙기지 않아도 녀석은 분명 이걸 챙길 거야...”

 

그렇게 그들은 민찬이의 집을 나선 뒤 문을 잠궜다.

 

그런데 너희들은 서로 집 비밀번호도 알고 있니?”

 

... ! 어렸을 때부터 서로 친하게 지내서요 하하

 

그 말에 고른은 미소를 지으며 팔짱을 꼈다.

 

그런데 고른씨는 참 좋은 분 같아요 거기에 있던 사람들처럼 살기를 내뿜지도 않고 말이죠

 

아 살기는 말야 제임스가 온 전과 후로 나뉘거든

 

그게 무슨 관련이 있죠?”

 

호야와 고른은 민찬이가 입원한 병원으로 걸어가며 작은 담소를 나누었다.

 

제임스가 온 뒤로 그곳에서 전투한 사람들이 살기를 장난 아니게 내뿜게 되었단다... 나는 제임스의 무자비함을 보고 싸움에 대한 생각이 다시 들어서 그런지 지금까지 싸움을 자제하고 있고... 아무튼 제임스가 오고 난 뒤로 우리 스트리트 파이팅의 취지가 상당히 어긋난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왜 그렇게 칭찬 일색이시죠? 그런 무자비한 녀석을...?”

 

고른은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나갔다.

 

말했잖아 싸움에 대한 생각이 다시 들었다고... 그 때문인지 다른 녀석들이 더 다치는 건 바라지 않아... 그리고 제임스 녀석은 칭찬해주면 그렇게 상대를 다치게 하지도 않는다고...”

 

고른씨는 매우 상냥한 사람이구나...’

 

호야는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아니 이으려고 하지 않았다. 만약 여기서 이야기를 더 이으면 고른씨의 마음이 다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우정과 상냥함은 상당히 가까운 것 같네요?”

 

? 뭐라고?”

 

히힛 아무것도 아녜요!”

 

그들은 어느새 민찬이가 입원한 병원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밴드를 이곳저곳 붙인 민찬이도 의식을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민찬이가 제임스에게 진 뒤로 상당히 분해있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민찬이는 매우 평온해보였다.

 

민찬아 여기 네 생필품이랑 이것저것 챙겨왔어

 

뭘 이런걸... 아무튼 고맙다 호야...”

 

? 뭐가?”

 

그 말에 민찬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하였다.

 

아니... 여러모로...”

 

고른은 팔짱을 끼며 어느새 저녁이 된 혜성시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혜성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당히 별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도시인데, 요즘에는 별 뿐만이 아닌 유성같은 것도 상당히 많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아름답군...”

 

고른은 낮게 읊조렸다. 그의 매력적인 저음덕분인지 시를 읽는 듯이... 그런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이거!”

 

호야는 민찬이에게 제임스에 대한 것이 그려져 있는 노트를 건넸다. 민찬이는 자신의 책상에 있어야할 이 노트가 갑자기 나타난 것에 약간 놀란 느낌이었다.

 

봤냐...?”

 

! 너 알고 봤더니 상상 이상의 노력가더라!”

 

하하하... 들켜버렸구만!”

 

민찬이는 자신의 노트 내용을 들킨 것보다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묘한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너 이거 우리가 안 가져왔어도 네가 가져왔을 거라고 고른씨가 그러더라

 

... 잘 알고있네...”

 

뭐 그럼 시간도 시간이니... 일단 우린 돌아갈게, 내일 일찍 올 테니까 아무쪼록 몸조리 잘하고!”

 

호야와 고른은 병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병실 문을 열었다.

 

저기 호야!”

 

민찬이는 자신의 노트를 호야에게 던졌다. 호야는 어 왜?”라고 외칠 새도 없이 민찬이의 노트를 온몸으로 받아내었다.

 

뭐야?”

 

복사해서 복사본으로 녀석의 패턴을 외우라고

 

그 말에 호야는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너 이 내용 다 알지 않아?”

 

다 알지... 그런데 왜?”

 

다 아는데 제임스에게 그렇게 중상을 입니?”

 

아 그건...”

 

민찬이는 목이 자꾸 메는지 마른침을 계속 삼켰다.

 

... ...”

 

! 목마르니? ... 고른씨... 죄송한데 물 한잔만 떠다 주시겠어요?”

 

고른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물 컵을 들고 정수기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녀석이... 전보다 더욱 강해졌어... 원래는 스텝 밟으면서 적을 자멸시키는 녀석이었는데... 직접 타격기까지 쓰고... 아무튼 조금 많이 이상해 졌다 랄까?”

 

예를 들면... 몸이 상당히 단단한 거?”

 

! 맞아 그것도 있고

 

민찬이가 무언가를 더 말하려고 했지만 목이 메어서 그런지 말을 더 이어가지 못하고 연신 마른기침을 계속 콜록 콜록거렸다. 때 마침 고른이 물을 상당히 많이 떠와서 민찬이에게 주었으며 민찬이는 그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 뒤 평온을 되찾았다.

 

아니 근데... 엘레나는 어쩌고 지금 이 시간까지 여기 있는 거야?”

 

“...!”/“엘레나? 그게 누구니? 이 동네에서 처음 듣는 이름인데?”

 

... 고맙다 민찬아...? 저 고른씨... 아무말 하지 말아주시고... 저희 집까지 빨리 뛰어가죠!”

 

그 말을 한 뒤 호야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뛰어가기 시작하였다. 고른은 그런 호야를 보고 상당히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호야? 난 너희 집도 모르는데? ... 아무튼 가...같이 가!”

 

고른도 뛰어가려고 했던 그 때 민찬이가 말을 걸었다.

 

!”

 

? 왜 그러니 근육아?”

 

근육이라고 그만해줘... 이미 지나가버린 영광의 과거니까... ... 언제나 고마워...”

 

그 말을 듣고 고른은 미소를 지었다.

 

이야아! 우리 근육... 아니 민찬이? 많이 변했네? 형님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할 줄 알고 말이야? 뭐 예전에는 상남자 같은게 근육이 같았지만 말이야~”

 

?”

 

민찬이는 웃으며 말하였고, 고른도 역시 웃으며 말하였다.

 

호야나 쫓아가아!”

 

그 말을 듣고 고른도 호야와 같이 상당한 속도로 병실을 나서기 시작하였다.

 

이젠... 상냥한 라이징이 되고 싶어... 형처럼...”

 

한편 호야는 자신의 집에 재빨리 도착하여 고른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른은 호야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였다.

 

... ... 호야? 뭐 먹고 이리 빠르니...? 평소에 홍삼 먹니? 지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구나?”

 

... 이틀전부터... 네 뭐... 하하... ! 이럴때가 아니에요 엘레나가 굶고 있을 거라구요! 그리고 홈쇼핑으로 엄청 사버리면 안되는데?”

 

그 말을 하고 호야는 냅다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호야의 속사포 랩(?)을 제대로 듣지 못한 고른은 그냥 얼덜결에 호야의 집으로 들어갔다.

 

엘레나 판타지아!”

 

?”

 

다행이도 호야의 집은 호야가 생각하는 그런 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더욱이 호야를 놀라게 한 것이 있다면 민찬이가 놓고 간 식혜 통을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며 그것을 통째로 국자로 떠먹으며 얌전히 있던 엘레나의 모습이었다.

 

... 그거... 다 먹......버린...거야?”

 

아니이! 왜 이리 늦게 왔어? 그리고 민찬이녀석은? 이 녀석... 퍼먹기 힘든 걸 가져와서는...! 으으으...!”

 

하하하... 그래... 이게 낫다 차라리...”

 

무언가.., 아름다운데 상당히 묘한 매력의 아가씨군...”

 

고른이 어느새 매력적인 저음으로 또 낮게 읊조렸다.

 

아 고른씨... 죄송해요... 저녁 안 드셨죠? 금방 차려올게요...”

 

... 고마워요 호야군...”

 

편하게 호야라고 부르세요! 민찬이 형님이시면 제 형님이시죠 아! 소파에 앉아계세요

 

그렇게 호야는 급하게 요리를 하러 주방으로 들어갔고, 고른은 쭈뼛쭈뼛하며 서 있다가 이내 엘레나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소파에 앉았다.

 

...?”

 

엘레나가 고른을 처음보고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고른은 그것을 미소를 짓는 것으로 경계를 어느정도 풀어내었다.

 

누구셩?”

 

고른이라고 한다네 판타지아양?”

 

그렇군... 위험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알았어...”

 

그리고 엘레나는 국자로 식혜를 떠 그것을 들이키려고 하였다.

 

!”

 

아 깜짝이야! ?!”

 

그만 먹어! 이러다 설사난다?”

 

... 그 정도 먹는거 가지고...”

 

호야는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 그래도 소중하니까 걱정하는 거야!”라고 외친 뒤 식혜 통안을 쳐다보았다. 그랬더니 분명 가득 차 있어야할... 하다못해 절반 이상은 남아 있어야 정상인 식혜가 십분의 일 정도 남아있었다. 그래서 호야는 엘레나에게 이게 어인 일인지 설명하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었다.

 

아하하...? ...그게... 생각을 해봐! 심심하지! 밥 차려주는 사람도 없지! 속옷은 뭐 비키니? 비키니래서 못 고르겠고...”

 

하하하...”

 

신이시여... 이 식충을 어찌해야하나요...’

 

호야는 그냥 이래저래 웃을 뿐이었다. 계속 웃고만 있자 엘레나와 고른이 같이 국 끓어 넘치는데?”라고 동시에 외친 뒤에야 정신을 차려 주방으로 급하게 달려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엘레나와 고른이 서로를 쳐다보며 같이 미소를 지었다.

 

... 급하게 차려서 그런지 차린 건 별로 없지만 많이 드세요!”

 

아니야 호야! 충분히 맛있다고!”

 

그렇게 폭풍같은 식사가 지나간 뒤 호야는 설거지를 하러 주방으로 이동하였고, 어느새 엘레나는 고른과 상당히 친해진 것처럼 보였다.

 

오오... 고른씨는 직업이 헬스 트레이너군요!”

 

하하! 그래 맞아 판타지아양 민찬이가 다니는 헬스장에서 근무하고 있단다! 시간되면 한번 놀려오려무나

 

헤헷! 그런데 고른씨는 참 상냥하신 것 같아요!”

 

? 그런 소리는 많이 듣기는 한데... 아직 그렇게까지 상냥한 건 아닌 것 같아

 

상냥이라...’

 

호야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며 상냥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설거지를 끝마친 호야는 고른에게 식혜 더 드실래요?”라고 권하였다.

 

! 아니! 이젠 집에 돌아가야지!”

 

... 실례지만 고른씨는 댁이 어디세요?”

 

엘레나가 무언가 아쉬운 듯이 양손을 모으고 물어보았다.

 

가까워 판타지아양 여기서 300m 떨어진 혜성빌라 402호란다

 

오오 가깝네요?”

 

그럼 난 이만 실례할게! 다음에 또 보자고들!”

 

호야와 엘레나는 그 에게 손을 흔들며 다음을 기약하였다. 그리고 그가 밝은 가로등 밖으로도 사라지자 그들은 집에 들어왔다.

 

호야랑 친한 사람들은 전부 착한 사람들 같아!”

 

엘레나...”

 

? ...?”

 

혹시... 배네이션이 인간으로 둔갑할 수도 있어?”

 

그 말에 엘레나는 왠지 조금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요즘 제로의 사역마라는 애니를 보고있습니다.

덕후는 딱히 아닌데요 초3때 밤에 애니맥스에서 보여주던 그 애니매이션이 요즘따라 생각나서 계속 보는 중입니다.

그때는 딱히 이런 내용인지는 몰랐는데 말이죠...

분량은 11,813자 입니다. 역대 가장 많은 분량같군요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Who's 리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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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모든게 끝났다...

 

 후회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한편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테니...

  • profile
    Octa 2015.02.25 19:43
    오류가 좀 있어요.
    "고른은 피가 뚝 뚝 떨어지는 민찬이를 앉고 있는 고른을 보고 강한 어조로 비키라고 하였다."

    오늘도 잘 봤어요~
  • profile
    리븐 2015.02.26 02:49
    수정하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기다려주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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