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3 06:06

Mutism - 프롤로그

조회 수 869 추천 수 0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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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있잖아."

응?
나는 고개를 돌렸다. 한 소녀가 서있는데 그녀의 양 손 위엔 커다란 개구리가 위태롭게 앉아있었다. 알록달록한 색깔로 보아하니 토종이 아닌 외래종이었다.

"이거, 팩맨이라고 하는 거야. 뿔 달린 개구리."

그렇구나, 뿔 달린 개구리.
자세히 보니 눈 위로 볼록 튀어나온 살은 충분히 뿔로 보일 만했다. 소녀는 개구리가 뛰어오르려하자 꽉 붙잡으며 강제로 사육통 안에 집어넣었다.
통은 개구리가 있기에 조금 좁아보였지만 나무 조형물과 질은 흙 등 제법 정글의 분위기가 살아있었다.
소녀는 통이 무거운지 낑낑 거리며 들었다.
이제 가려는 건가? 나는 손가락으로 창문을 가리켰다.
창 너머로 보이는 저 대저택이 소녀의 집이다. 자택만으로도 100평이상, 마당까지 합하면 200평은 충분히 넘을 정도의 2층 집. 내 앞의 이 소녀는 그런 집의 딸이다.
아저씨가 알면 혼날거야.

"응? 뭐가?"

그거.
나는 개구리가 든 사육통을 가리켰다. 의미를 깨달은 소녀는 금방이 울상이 되었다. 나는 밖을 가리켰다.
그냥 밖에 놔줘.

"금방 죽을텐데..."

한동안은 다른 것들이 죽겠지.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저것이 얼마나 많은 생명체를 학살하며 돌아다닐까, 현재의 내 걱정이었다.
소녀는 아쉽다는 듯이 개구리를 쓰다듬었다.

"...잘 있어, 개구리야."

왠 일로 말을 잘 듣는... 아니 잠깐 뭐?

"아저씨가 널 잘 돌봐줄거야."

그러곤 그녀는 장난기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내가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그녀가 먼저 부탁을 해왔다.

"아저씨! 이거 키워줘!"

어떻게 이걸 키워? 먹이도 모르고.......

"키우는 방법 여기 붙어있어."

그녀의 말에 통을 빙글 돌리자, 과연 사육 방법은 물론 종의 이름과 최대 성장 크기까지 적혀있는 종이가 보였다.
최대 15cm까지 성장... 처음부터 성체를 사온 건가?

"응? 제바아알~ 먹이도 내가 사고, 내가 먹일게! 그러니까 키워주면 안돼? 어차피 아저씨 나 없으면 혼자 집에서 심심하잖아. 맨날 마스크나 쓰고."

그렇긴 한데, 난.......
한숨을 쉰다. 어쩔 수 없이 묵직한 사육통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새끼손가락을 그녀에게 내민다.
약속.

"그래! 약속."

도장 꾹. 새끼손가락을 뱀이 짝찟기를 하듯 꼬은 후, 서로의 엄지를 맞댄다. 그제서야 안심이 된 듯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고마워, 아저씨. 사실 이거 아줌마랑 같이 산 거였거든. 아, 아저씨는 아줌마 모르지?"
끄덕.

새로 온 유모인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는 조만간 소개시켜준다고, 내일 또 보자며 문을 나섰다.
소녀가 가고 멍하니 창문을 바라본다. 도로나 인도가 아닌, 뻥 뚫림 하늘을 본다. 시원함은 커녕 답답함과 열등감이 들 정도로 높푸르다.
나는 마스크를 내렸다. 마스크와 손가락에 닿은 입술에서 통증이 느껴졌지만 그 감각은 동시에 해방감을 여는 열쇠가 되어주었다.
소녀의 앞에서 만큼은 추한 모습을 보이기가 싫다. 만질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는 입술을 매만지며 생각한다.
문득 시계를 본다. 오후 3시. 시간과 상관없이 졸음이 밀려온다. 하품을 하며 침대에 몸을 던지자, 풀썩 하고 물침대가 주저앉는다.
반 쯤 파묻힌 얼굴을 들어, 개구리를 바라보았다. 개구리는 여전히 자신을 두고 떠난 원래의 주인이 있던 자리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 기척이 느껴졌는지, 몸을 움직여 나를 보았다.

1초. 경직. 2초. 놀람. 3초. 두려움. 개구리는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발바닥에 불이 난 것도 아닌데 미친 듯이 뛰어 통 안을 마구 부딪혔고, 별로 큰 크기가 아니었던 사육통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시끄럽네. 나는 중얼거리며 개구리를 쏘아보았다. 다시 나와 눈이 마주친 개구리는 뛰어오르려던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한결 낫네. 나는 눈을 감았다.





문을 연다. 딸칵, 문이 잠긴다. 한숨을,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 동안의 피로를 쏟아내듯 숨을 몰아쉰다. 시계를 보니 오후 9시.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포만감으로 가득 찬 뇌는 간만에 기분 좋은 피로감을 보내주고 있었다.
다시 침대에 몸을 던지며 눈을 감는다.
  • profile
    ender5420 2014.04.13 06:33
    곧별님 누구세요[서버에서 쓰는 아이디요]
  • profile
    곧별 2014.04.13 20:06
    마크를 안해서..헤헤
  • ?
    개소실 2014.04.13 10:59
    짜식 글 싸지르고 사라지긴!
  • profile
    곧별 2014.04.13 20:06
    하! 내 특기지!
  • profile
    Just 2014.04.13 18:01
    선배님, 오랜만에 뵙니다!
  • profile
    곧별 2014.04.13 20:07
    오, 오랜만이네 ㅎ
  • profile
    ender5420 2014.04.13 20:40
    흐익...그저님의 선배이고..개소실님의...친구분이시면...
    ....저에게는 어떤 존재가 되는건지....ㅎㄷㄷ
  • profile
    리븐 2014.04.13 22:40
    이분도 선배라니...

    개소실님도 그렇고... 렙 낮으셔서... 구별이 매우힘드네요...
  • profile
    Octa 2014.04.14 01:42
    아, 누구신가 했더니 예전의 그 라노벨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였던가? 그거 쓰셨던 분 아닌가요..?(기억안나서 소설게시판 뒤까지 찾아본.. 쿨럭!)
    오랬만입니다!

누군가가 채팅방에서 당신을 호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