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2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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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겐 주륵 주륵, 누구에겐 추적 추적..
밤이 되면 원래 이 나무 구멍에 여러 녀석들이 몰린다.

나무 수액이 펑펑 솟아 오르는 곳엔, 특히 거대한 갑충들이 몰린다.
하지만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녀석들이 평소같이 몰리진 않았다.
덕분에 나도 살짝 끼어서 참나무 수액을 배불리 마실 수 있었다.
먹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배를 채우니 할 게 없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는건 성질 고약한 말벌들 뿐. 잘못 건드리면 큰일난다.

조상은 같지만 저녀석은 날개와 침이 있다. 저쪽에서 참나무 수액을 먹던
장수풍뎅이와 말벌이 시비가 붙었다.
둘은 서로에게 거칠게 페로몬을 뿜고 있었다.
서로 알아듯기나 하는진 모르겠지만..
"여긴 내가 먼저 차지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역시 무식한 녀석들이군,"
"꼬우면 덤벼보시지, 비가오니까 날지도 못하는 주제에.."
대충 이런 내용이였다.
저 녀석의 말이 맞다. 비가 내리고 있어 말벌은 함부로 날 수 없었다.
날지 못하면 침을 쓰기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아무리 봐도 장수풍뎅이가 유리한 상황이였다.
"젠장. 비만 아니였어도.."
그러면서 그놈은 꽁무니 빠지게 도망쳤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다시 고요한 밤이 찾아왔다. 달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고 물폭탄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박쥐들이 날아올라 곤충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나무 위에 올라오니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보였다. 하지만 몸이 피로해서 그런지 더 이상 볼 마음이 나지 않았다.

체온이 떨어지고 있었다. 더이상은 무리다.
난 나무껍질 안에 들어가 잠을 자려했다.
하지만 이곳역시 상당히 추웠다. 어쩌면 잠들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 이 나무를 내려오기로 하였다.

나무 껍질에서 나와 밑쪽을 처다보니 기다랗고 시커먼녀석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기다란 몸체 옆에서 수많은 다리가 꼬물거리고 있는 것이 지네였다.

반사적으로 몸을 숨기기는 하였으나 그녀석은 이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독성이 있는 녀석인진 모르겠으나, 저런 놈들은 죄다 성질이 고약하니 피하는게 좋을 듯 싶었다.

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며 나무 껍질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데 매우 기분좋지 않은 냄새가 풍겨왔다.

무슨냄새였더라...
죽음의 냄새였다.* 난 몸 전체에 흐르는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난 그 순간 제정신이 아니였다. 내 머리속엔 단지 이 한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저 지네는 우리 동료들을 먹었다. 복수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미친짓이였다. 적은 내 크기의 10배도 넘었다. 또한 나의 동료가 아무 저항도 하지 않고 죽었을 리는 없다.

즉, 나 혼자서는 어림도 없는 녀석이였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복수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생각이 날 지배하고 있었다. 그 이외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난 위쪽에서 개미산*을 쏴 대기 시작했다.
개미산이 녀석에게 뿌려졌지만 그녀석의 키틴질*은 잘 녹지 않았다. 이번엔 놈의 눈에 겨냥하고 발사해 보았다.

조금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그때를 틈타 녀석의 몸 밑쪽으로 파고들어가 상대적으로 좀 덜 단단한 몸 아래쪽을

위턱*으로 사정없이 휘갈겼다. 상처가 난 곳엔 개미산까지 뿌렸다.

그로 인해 녀석의 다리 몇 개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녀석의 다리는 아직도 한참 남아 있었다.

그녀석이 위협을 느꼈는지 독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저렇게 뿜어대는 것을 보면 내가 치명타를 준 것 같다.
저쪽에서 개미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곤 지네에게 개미산을 쏘아대는데, 녀석의 키틴질이 단숨에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 지네의 움직임은 점점 둔해졌고, 결국 죽었다.
고농축 개미산을 쏘는 것을 보면 바이샤연맹은 아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아마 가위개미인 것 같았다.

그들 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흠, 곰개미군. 그대는 바이샤 연맹 소속인가?"
"그렇습니다. 그쪽은 어디이십니까?"
"실프연맹. 그중 사론 왕국* 출신이다."
실프연맹이라면 가위개미가 확실했다.
잎을 커다란 위턱으로 썰어 나르는 놈들인데, 우리와 많이 교류하진 않아 잎을 옮기는 목적 또한 아직 모른다.

사론 왕국은 예전에 이 숲을 지배하던 왕국이였다. 특히 잎 위에서 뛰어내려 기습하는
공격으로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한다.
"보아하니 태어난지 일주일도 안됐군, 여긴 애송이들이 함부로 지니다닐 만한 곳이 아니라네."
"요즘 바이샤쪽은 사정이 안좋은가봐? 이런 애송이들을 원정보내다니. 그것도 소규모로"
뒤쪽에 있던 자가 비아냥 거렸다.
"그만 두게나,"
그옆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그런데 넌 어째서 혼자 다니는 거지?"
그들중 한명이 물었다.
"설명하기 좀 그렇습니다. 전 이만 제 갈길을 가겠습니다. 도움은 감사했습니다."
난 서둘러 그들에게서 멀어졌다.
"저녀석들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야? 저런 녀석을 개인활동시키다니."
털매미가 쉬지 않고 울어댄다.
좀있으면 매미로서의 인생도 끝이 나겠지...
불쌍한 것들이다. 가끔씩 우리가 굴을 팔 때 저 녀석의 유충이 발견되는데,

보통 개미들은 그곳에서 즉시 죽여버린다 한다.
매미가 바닥에 떨어질 때 쯤이면 날씨도 좀 시원해 지겠지..
난 결국 원정에서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들어갔다.
아니, 하나 있군, 그 분홍 공에 대해서 몇개 알았구나.
하지만 다들 내 말을 믿지 못했다.
고정관념에 틀어박혀 있는 자들이였다.

  • profile
    Octa 2013.09.24 22:03
    오타지적 받습니다.
    감기몸살때문에 죽겠어요.. ㅠㅜ
  • ?
    위더맨 2013.09.26 05:09

    옥타 '<br />' 수정하려고 고생했다...

  • profile
    Just 2013.09.27 06:14
    뭔가, br이.
  • profile
    Octa 2013.09.27 23:14
    모바일로 수정하려다 오류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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