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6 08:10

우아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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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는 죽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죽고 말았다.

무엇이 천지를 죽음으로 몰았을까. 열네 살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짐을 짊어진 채 묵묵히 나아간 탓이었을까? 천지는 죽어가고 있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자신도 깨닫지 못할 만큼 천천히.

책장을 넘기고 있노라면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온다. 천지가 남기고 간 것들이, 비수처럼 날아들어 가장 깊숙한 곳을 찔러대는 까닭이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는 슬픈 사실이다. 착한 아이는 그저 착한 아이일 뿐이다.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말 그대로의 순수함을 간직한 아이. 천지는 바로 그런 아이였다. 결코 그들이 나쁜 게 아니다. 착하면 착할수록 고통 받고, 상처입어야 하는, 그런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뿐이다.

모든 것은 언제나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 시답잖은 이유로 누군가를 미워하고 욕하게 되면 그 마음은 뒤틀린다. 화연은 천지를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놀려먹기 좋은, 부려먹기 좋은, 그런 친구. 화연은 이미 한참 전부터, 친구라는 단어의 정의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가슴으로 받아낸 고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의 한 구석.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질기고 억센 뿌리를 내린 채, 그저 쌓이고 쌓일 뿐이다. 천지는 견뎌내지 못했다. 견뎌낼 수가 없었다. 붉은 털실. 천지는 바늘을 들어 늘상 만들던 네모난 방석 대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길고 두꺼운 줄을 짰다. 그게 끝이었다.

 

 언니 만지와 엄마는 천지를 원망한다. 언니 같았던 동생을, 너무 어린 자식을 떠나보낸 둘은 한참 동안 스스로를, 서로를 속인다.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다만 눈물은 항상 예고 없이 터져 나온다. 그 전에는 당연했던, 너무나 사소한 것들 속에도, 이제는 없는 천지가 살아 숨 쉬고 있기에.

 

 사람이란 무섭다. 그들은 잔혹하고, 졸렬하며, 비겁하다. 천지에게도 그랬다. 친구도, 가족도, 그 누구도 소녀에게 묻지 않았다. 돌아봐 주지 않았다. 천지는 숨어들었다. 더 깊은 곳으로, 더 외진 곳으로. 그리고 죽었다. 소녀는 죽었다. 소녀들은 죽었다. 천지를, 천지들을, 아무도 구해낼 수 없었다. 아무도 구해내지 않았다.


 * * *


 안녕하세요, 에드가입니다.

 장장 넉 달만에 찾아와서 내놓는다는 게 소설은 아닙니다만, 최근 들어선 쓰기보단 읽는 쪽으로 기운 터라 별달리 올릴 만한 이야기를 찾아낼 수가 없더군요. 죄송합니다.

 저 같은 경우엔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 전에 원작을 먼저 찾아 읽는데, 이 '우아한 거짓말' 같은 경우도 소설은 재미나게 봤지만 영화는 넘겨버렸습니다. 원작을 먼저 보는 건…… 뭐랄까, 일종의 관례라고 할까요? 원작만의 매력이란 게 분명히 존재하기도 하고.

 이영도, 톨킨, 김진명, 김려령, 베르나르 베르베르, 조지. R. R. 마틴, 댄 시먼스, 요나스 요나손…… 이런 분들 책을 보다가 제 글을 보면 이게 웬 쓰레기인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독서록이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여담으로 맞춤법 앱 같은 게 나와 있길래 한번 해 봤는데, 문제 300개 중에 40여 개를 틀려버렸습니다. 사실상 글쟁이 실격. 똥멍청이 생각해 보면 말줄임표 입력하는 법도 여기서 처음 알았었죠. 'ㄱ' 한자, 3열 1번…… 덕분에 잘 쓰고 있습니다. 개소실 님.

  • ?
    개소실 2015.03.12 05:48
    헣, 내 닉네임이다. 간만에 뵙네요, 에드가 님. 님 글을 읽고 있자면 저는 뭘 쓰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거 아세요?
  • profile
    Edgar 2015.03.21 04:04
    네, 간만에 뵙습니다. 뭐랄까, 감사합니다. 개소실 님이라든지, JUST 님은 제게는 롤모델이나... 스승에 가까운 분들이시라. 가능한 한 그만큼 좋은 글들을 써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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