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말을 말자.
멍하니 창문을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너와 나 사이엔 창문이 있었다. 혹시 이 답답함의 원인이 이것일까하는 마음에 창문을 확 열어재낀다. 그러나 힘없이 밀려나간 창문의 너머엔 방충망이 있었다.
...제발....
제발 좀 너에게 닿을 수 있게 해줘.
나는 멍하니 창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아..
답답하다. 그리고 또, 두렵다.
뭐가?
창을 열면 그 사이에 있는 또다른 무언가가 너와 나 사이를 가로막을 것 같은 것이 두렵다.
방충망 주제에, 모든 것이 뻥 뚫려서 건너편의 것이 잘 보이는 방충망 주제에 너와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어이가 없고, 이 방충망 하나에 기가 눌려서 덜덜 떠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하다.
조심스럽게 방충망을 연다.
너와 나 사이엔 무언가가 여전히 가로막고 서있었다.
창문들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무시무시한 기세와 크기의 어둠이, 공백이, 공포가. 밤이 자리하고 있었다.
밤은 내게 말하고 있었다.
와볼테면 와봐.
감당할 수 있겠어?
끔찍하게도 그는 내게 조롱이 아닌 선택을 던지고 있었다.
/
그리고 난 무엇을 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오랬만입니다~